CREATORLINK
  • HOME
  • PORTFOLIO
  • ABOUT
    • BIOGRAPHY
    • CLIENT
    • HISTORY
  • CONTACT

W O R L D

Synopsis

 네 청춘의 고향 필라델피아, 정확히는 필라델피아 옆 동네 힐 밸리! 수시로 울리는 자동차 경적이나 행인들의 술 냄새를 뺀다면 나름대로 안전하고 살 만한 동네야. 대학교도 있고, 큰 병원도 있고, 공항도 있고… 학교 바로 앞에 맥도날드도 있어! 없는 거라곤 주차할 공간뿐이야. 건물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콘크리트 정글이다 보니 웬만한 곳은 차 없이도 지하철이나 택시로 다닐 만해.

 어쨌든 우린 모두 이 매연 냄새나는 도시에서, 워크맨 속의 테이프가 감기다 못해 늘어지도록 닳고 닳은 열여덟을 보냈어. 여기저기 들리던 삐삐 소리는 스마트폰 알림음으로 바뀌었고, 낡은 건물들이 싹 밀린 자리에 듣도 보도 못한 외국계 기업들의 쌔끈한 고층 빌딩이 들어섰어. 난다 긴다 하는 놈들은 여기서 한몫 챙긴 다음 죄 뉴욕이나 더 멀리 빠졌지. 여기 남은 건 꼰대뿐… 그게 누군지 알아? 바로 네 얘기야.


 넌 그저 그런 어른이 됐을지 몰라. 어쩌면 인생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모두 공평하게 지루한 건지 궁금했겠지. 아니면 25년 전에 널 비웃으며 스무디를 뿌리던 루저들에게 광채가 나는 네 명함과 아름다운 성공을 자랑하려고 했던 걸지도. 어쨌거나 넌 동창회에 갔어. 너만큼 얼굴이 폈고 너만큼 삶에 찌든 옛 친구들과 건배를 하다가, 문득 그런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 거야. 그 친구가 여기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때 사고를 치지 말 걸, 프롬을 개최 못 하게 할 걸, 그놈이랑 결혼을 약속하지 말 걸…그러다 '그 일'이 일어나는 거지.


 거기 있는 마흔셋, 지금 넌 비웃겠지만, 잘 들어. 이건 광장에 서서 확성기에 대고 소리지르는 종말론자의 헛소리가 아냐. 이건 네게 곧 임할 바로 그 사건의 예언이시다. 넌 25년 전의 너로 돌아갈 거야. 네게 이혼의 지리멸렬함을 알려준 전남편이나 머리 아픈 고지서도, 주름살이나 흰머리도 없고, 게다가 철도 없는 열여덟 살로 말이지. 그게 믿기지 않는 기적일지 아니면 말도 안 되는 재앙일지는 너한테 달렸어.


 그러니 거울 속의 탱글한 어린애를 보고 머리를 쥐어잡으며 비명 지를 준비나 해 두시라! 젊은 부모님이 놀라서 뛰어오거든 안아드리는 것 잊지 말고!


 

Hill Valley high School

여긴 도시의 중심부에 있는 공립학교다보니 있는 거라곤 다양성과 방임주의뿐이다. 온갖 군데에서 온갖 것들이 모인다는 소리지. 더 말하자면 약간의 건방짐과 적나라함 정도. 지나가던 성인들이 우리를 보고 혀를 차며 이렇게 말하지. '난 절대 애는 안 가질 거야.' 아니면 '대체 저런 애들은 교육을 어디서 받는 거야?'

힐 밸리 하이의 세 가지 규칙을 말해줄게. 반드시 출근 시간을 피해서 등교할 것, 콘돔을 쓸 것, 나쁜 짓을 하지 말 것… 아니, 사실은 걸리지 말 것!

 동아리와 클럽

 
치어리더 팀

섹시하고 성격 나쁜 애들로 유명하지.

일명 '상식인' 클럽

 전국 교양 퀴즈 대회를 휩쓸(고 싶은 너드들) 학생들이 모이는 클럽.

밴드부

 죽이는 드럼과 죽이는 기타가 있지만 보컬이 없는 바람에 모여서 대마만 한다던데?

미식축구부

 이 학교에서 제일 잘나가는 불리들이 모여 있어.

민주사회를 위한 학생들의 모임

 통칭 SDS. 기본적으로 불만이 많고 화염병 좀 던져본 친구들과 짭 히피들.

취주악부

 선생님한테 24/7 딱 붙어 있는 우등생들이 공부 말고 교양으로 하는 클럽.

뮤지컬 팀

 여긴 세상이 본인을 중심으로 돈다고 믿는 음치 나르시스트들이 가득해.

앤 퍼킨스 선생님의 나머지 학교

 문제를 일으킨 학생들이 끌려가서 클럽 활동 대신 자숙 기간을 가지는 곳이야. 반성문을 쓰고 눈물 콧물을 흘리며 주절주절 자기 얘기를 해야만 풀려날 수 있어!

 치어리더 & 공용점퍼 & 미식축구 유니폼

 

 주변 시설들

 
아지트/귀신의 집

 유원지에 있는 귀신의 집을 말하는 게 아니라, 64번 애비뉴에 있는 정체 불명의 폐가, 빈 지하실을 말하는 것이다. 부모님의 눈을 피해 2차를 즐기려는 힐 밸리의 10대들이 가는 곳이다.
 벽은 뜯겨 콘크리트를 드러내고, 낡은 가구들과 95년도의 우리로서는 알 수 없는 닳아빠진 잡동사니들이 널려 있다.
 60년대에 퀴어들이 경찰을 피해 숨어 있던 펍이라고도 하고, 미친 과학자의 실험실이었다는 설도 있다. 몇 년이 지나자 그 자리에 새 술집이 들어왔고, 2020년 동창회는 거기서 열렸다.

굿-리던스 펍

 조명은 어둡고, 벽돌 벽에는 어울리지 않게 '끝은 새로운 시작!', '만일 당신이 옳고 그들이 틀렸다면?', '모든 것은 마음 먹기에 달렸음' 같은 구린 캘리그라피 액자가 걸려 있어 손님이 적다.
 주인인 마티는 눈이 어두워 우리가 10대인지 모르는 건지, 매상만 올려주면 아무래도 좋은 건지 기꺼이 우리를 환영한다.

힐 밸리 자동차 극장

이곳을 방문하려면 도심지에서 꽤 벗어나야 한다. 주로 개봉한 지 좀 된 영화나 고전 명작 영화, B급 영화 같은 걸 상영하고, 카오디오로 영화 음향을 듣는다.
 2020년에도 터는 남아 있지만 아무 것도 상영하지 않기 때문에 캠핑카에 사는 떠돌이들이 장기 주차해두는 곳으로 애용한다.

노스 사이드 폐 전철역

도심지에 더 가깝게 역이 신설되면서 버려진 역이다. 모종의 이유로 경찰을 피하려는 사람들과 노숙인들이 머무른다.
 종종 행상인 제임슨이 여기 자리를 펴고 영화 비디오나 음반 카세트 테이프의 복사판을 판다. 요청한다면 음반 믹스를 만들어주기도 한다던데.

놀리따

 힐 밸리 전체에서 가장 훌륭한 치미창가와 부리또를 파는 레스토랑.

웨스트우드 고교

 학비가 비싼 사립 고교이자 힐 밸리의 라이벌 학교라고 할 수 있다. 웨스트우드 학생들은 검은 넥타이에 남색 블레이저 교복을 입고, 어딘가 억눌린 눈빛을 하며 높은 콧대를 세우고 다니기 때문에 금방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